머틀 비치 교회 교우들 귀하
호피 선교소식 전해드립니다.
늘 사랑으로 기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머틀 비치에서 오는 기도 덕분에 힘을 내서 주신 사명 감당하고 있습니다.
2025년, 주님 주시는 더 귀한 은혜의 소식들 함께 나누기를 소망합니다.
평하의 땅, 호피에서
박대준 선교사 드림
평화의 땅에서 전하는 글 - 24
※호피는 ‘평화로운 사람들’을 뜻합니다.
1. 장작에 실어 전하는 사랑
호피는 10월 말부터 난방을 합니다. 전기나 가스 시설이 미비해서 거의 모든 가정에서 나무 장작을 연료로 하는 화목 난로를 사용합니다. 교회에서도 펠로우쉽 홀에서 매주일, 그리고 성경공부 모임에 사용하고 각 가정에서도 날씨가 추워지면 꼭 필요한 것이 장작입니다. 70-80년대 한국에서 화목난로를 사용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겨울이 시작되면 종종 교회로 장작을 팔러 오는 호피 주민들이 있었습니다. 한 트럭 당 160불입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은행 어카운트가 없는 분들이 호피에 많기 때문에 대부분 현금으로 받기를 원합니다. 선교사가 그렇게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작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해 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을 즈음에, 마을주민 중 한 분이 제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건강문제로 거동이 불편한데, 교회에서 장작을 좀 얻을 수 있냐는 연락이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조심스럽게 집을 방문하여 집밖 창고에 장작을 쌓아드리며, 겨울에 장작이 없으면 추위로 큰 일을 당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교우들에게 물으니 호피에 “겨울 장작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작을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 살아보려고 애쓰는 분들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호피의 겨울은 집에서 알콜이나 약물을 드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장작 나눔 사역입니다. 나무를 파는 분들이 근처 야산에서 나무를 잘라오면 저는 후원 교회의 선교비로 나무를 구입합니다. 그런 후 우리 교우들이 난로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도끼질을 합니다. 도끼질을 한 날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주문해 함께 먹습니다. 그리고 다듬어진 나무들을 필요한 가정에 배달합니다.
이번 겨울도 와싱톤 사귐의 교회와 십자가의 교회, 그리고 장작 사역을 기억하시는 교회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두 번에 걸쳐 장작 나눔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장작이 필요한 분들이 도움을 요청하시면 도와드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 장작사역을 하는 선교팀과 교우들 -
호피의 겨울은 3월까지입니다. 장작 사역은 겨울 동안 계속 될 것입니다. 장작에 예수님의 사랑을 실어 함께 전할 수 있는 동역자들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2. 새 생명이 탄생하는 곳
- 2024 세례식 -
2024년, 제1메사를 통해 4명의 천국 백성이 탄생했습니다. 호피에서 세례를 받는 의미는 다른 지역에서 세례를 받는 의미와 차원이 다릅니다. 자신의 모든 삶의 변화, 그리고 카치나를 섬기는 가족들과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몇 주 전, 지난해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하신 교우 한명이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분은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어 카치나 댄스에서 여러 가지 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회에 다니기로 결정한 이상, 카치나 댄스와 관련된 모든 일을 그만두고자 하는데, 가족들과의 관계, 이웃들과의 소통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되는지 고민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화를 지속하다가 저는 한 주만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대화인데, 보다 정확한 소통과 전달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린도전서 8장의 바울과 우상의 제물을 먹는 문제를 인용하여 편지를 썼습니다. 아직은 말보다 글이 더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편지를 읽은 성도님은 감격해하며 자신이 교회를 위해 이제부터 무언가 하고 싶다며 점심식사에 사용할 고기를 기증하겠다고 하였습니다.
- 온 교우들이 함께 한 고기 파티 -
고기 요리를 위해 꽤 여러 명의 요리사가 동원되었습니다. 그 중에 담임목사인 저도 있었습니다. 토요일에 모여 빵과 음식을 만들고, 주일 이른 아침부터 고기를 구웠습니다.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한동안 교회에 나오지 않던 분들도, 교회에 처음 나온 분들도, 교우의 이웃들도, 예배 시간엔 보이지 않던 분들도 식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교우는 이제 저와 아내의 특별한 기도와 관심을 받는 2025년 세례예정자가 되었습니다.
아기를 갖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온 가족의 돌봄과 사랑으로 출산 때까지 보호를 받는 한 생명처럼, 우리 교회도 온 교우들의 돌봄과 사랑으로 아직 세례 받지 않는 분들이 믿음을 갖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는 그 날, 다시 고기를 잡을 것입니다.
3.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
갈수록 주일에 함께 예배드리는 교우들이 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어릴 적부터 제게 교회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었습니다. 목사가 된 지금도 제가 섬기는 교회는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즐겁고 행복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호피 제1메사 교회도 이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 호피 제1메사 교회 주일예배 -
- 리코더 클래스, 수요제자훈련 -
- 신입 보드멤버 환영식사 -
- 성탄절 식사 -
- 성탄절 예배, 선물나눔 -
4. Ask, Seek, and Knock (Matthew 7:7)
2025년 제1메사 교회의 표어는 “Ask, Seek, and Knock”(마태복음 7:7) 입니다. 처음 호피에 왔을 때, 그리고 사역을 하며 가장 절실히 느낀 것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었습니다.
말씀을 전해도, 사랑을 주어도, 변화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열 개를 주면 열 개를 볼 수는 없어도 한 개는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도대체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만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절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호피 주민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면서 호피에 필요한 것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주님께 매달리기로 했습니다.
기도로 구하면 주실 것입니다. 말씀 안에서 찾으려하면 말씀 가운데 이미 주신 정답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어나 문을 두드리는 행동과 실천에 나설 것입니다. 그러면 문이 열릴 것을 믿습니다.
- 박대준 이지영 박한결 선교사 가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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